본문 바로가기


텃밭가꾸기

가을 배추 심는 시기 가 되었다

by -일상체온- 2022. 9. 4.
반응형

9월 초가 되었다.

 

매년 이맘 때면, 김장 배추 심는 시기가 되어 몸과 마음이 분주하다.

 

김장을 담기 위한 가을배추는 중부 지방에서 보통 8월 중순에서 9월 초가 적절한 시기라고 한다. 기온이 높지 않았을 때는  이 8월 중순에 심어도 어느 정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요즘처럼 날씨와 기온을 예측하기 어려울 때는 적정한 시기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 배추를 심은 후,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거나 비가 많이 오면, 뿌리혹병 등의 피해로 배추 수확을 망치는 경험을 몇 번 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배추 모종을 심는 시기를 저울질하기가 어렵다. 서울 주말농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에서 8월 말 토요일에 주말농장을 개장한다는 문자를 보내왔고, 배추 모종과 무 씨앗은 9월 4일까지 배부한다는 연락을 받았기에 마지막 날인 9월 5일 일요일에 모종을 심을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찾아온 태풍 소식과 5일 일요일에 비가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 소식을 접하고는 하루 전인 9월 4일 토요일에 주말농장을 찾았다.

 

태풍 소식과 비 내린다는 소식 때문에 하루 연기된 모종 심는 시기로 인해, 주말 일정이 모두 엉켜버렸다. 농사란 어찌 보면 하늘의 뜻에 따라 그 운명이 결정되는 것일 수 있기에 일기의 중요성이 새삼 와닿는다.

 

어찌 되었건, 모종 심는 날은 날씨가 화창하다. 가끔 지나가는 구름이 그늘을 만들어 주어 햇빛을 가려 주었지만, 아직은 저만치 남아 있는 여름의 더위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 배추 모종 30 본과 무 씨앗 한 봉지를 받았다. 그리고 분양받은 곳으로 갔다.

 

대부분의 밭에는 저마다 배추 모종이 심어져 있다.  너무 자만했기 때문일까? 항상 자동차 트렁크에 있어야 했던 장갑, 호미 등이 없었다. 생각해 보니, 지난번에 왔을 때, 비가 내린 밭을 손질하다가 너무 더러워진 장비를 빨았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그것을 준비해 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이랑을 만들지 않고 바로 배추 모종을 심으려다가 조금 힘을 내서 이랑을 먼저 만들었다. 이랑을 만들고 안 만들고는 수확량의 큰 차이는 없었든 듯하다. 하지만, 이랑을 만들면 나중에 잡초를 제거하기가 훨씬 쉬웠기에 이번에도 이랑을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배추 모종을 약 30 센티미터 간격으로 심었다.

 

보통은 이렇게 모종을 심어 놓으면 물을 충분히 주었지만, 이번에는 그러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많은 비가 내려서 땅에 물기가 충분히 있었고, 내일부터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 때문이다. 작년에는 배추 뿌리혹병 때문에 배추를 한 포기인가 밖에 수확을 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이러한 병충해를 이겨 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무 씨앗을 심고, 마무리했다.

 

고구마를 심었 던 밭으로 향했다. 고구마는 정말 잘 자라고 있었다. 고구마는 이제 잡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잡초를 이겨 내고 충분히 자랐다.

 

내가 가꾼 밭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긴가민가 했던 주말농장에서 처음으로 본, 밭벼의 모습이다. 벼가 나기 전에는 당연히 밭벼라고 생각은 했지만, 설마 했는데, 이렇게 낱알이 여물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걸 길러낸 신 분은 대단하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씨앗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떤 사연으로 이 밭벼를 키우게 되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너무나 많은 비가 내려서 벼가 쓰러져 안타까웠고, 이번에 올 태풍이 무사히 비껴나가길 기원해 본다.

 

"주말농장아, 추석 지나고 다시 보자."라는 인사를 남기고 집으로 왔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