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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식물 키우기

정금나무 재배법, 열매 사진 어린 시절 추억에 잠기다

by -일상체온- 2021.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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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에~~"

 

가수 이용복 님의 "어린 시절"이란 노래를 듣다가 아이들이 묻는다.

 

시골에선 어린 시절에 진짜로 이 노래처럼 했는지를....

 

사실, 이 노래는 중장년층이고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노래의 구절 하나쯤은 하지 않았을까 한다.

 

진달래를 먹는다는 것은 산에 봄이 왔다는 증거이며, 물장구를 친다는 것은 여름이 왔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사실, 이 노래에서처럼 다람쥐를 쫓던 기억은 없다. 왜냐하면 남도의 고향의 산에는 다람쥐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에 토끼는 잡으러 줄곧 쫓기는 했지만, 항상 허탕이었다. 어린 시절, 토끼만큼 산에서 빨리 달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여름철이면, 우골탑이라고 하는 소를 먹이는 것은 일과 중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소를 산에 풀어놓고 산기슭에 있던 저수지나 냇가에서 물장구를 쳤고, 비석이 있던 무덤가에서는 장기판을 그리거나 고누판을 그린 후, 장기나 고누두기를 하면서 긴 여름 한낮을 지내다가 서쪽 하늘에 해가 뉘엿뉘엿 걸리면 소를 찾아 집으로 돌아는 오는 일상의 반복이었던 어린 시절.

 

노래를 들으면 이러한 생각이 꼬리를 물자 갑자기 떠오는 한 장면. 산에는 참으로 먹을 것도 많았다. 개암은 이맘때쯤부터 익히 시작했기에 따 먹었던 것 중의 하나이며, 그중에서도 정금나무 열매도 있었다.

 

정금나무 열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시골 출신인 사람들에게 정금나무에 관해서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8월 말에서 9월 정도까지로 기억나는데, 시골 산에서 소를 먹이면서 먹었던 산 열매 중에서 게임과 정금나무 열매가 떠오르는 것은 이 맛 때문인 듯하다. 완전히 익지 않으면 신맛이 나고 잘 익으면 블루베리처럼 매우 달콤한 맛이 나는 열매였다.

 

그러고 보니, 정금나무가 있던 곳은 참으로 척박했던 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카시아가 하늘을 가려 햇빛이 거의 들지 않았던 곳에서도 있었으며, 돌과 바위로 뒤덮인 언덕에서 자랐던 정금나무였다.

 

어린 시절의 이 나무가 떠올라 몇 군데 자료를 찾아보니, 생명력이 비교적 강한 식물임을 알겠다. 그런데 공해가 있는 도시에서는 생육이 좋지 않다고 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금나무는 산에서 자생하는 나무로 토양 조건만 맞으면 도시에서도 쉽게 키울 수 있을 듯하다. 도시의 가정에서 햇빛이 항상 드는 곳을 찾기 힘든 곳이라도 정금나무는 일반적으로 그늘을 좋아하고 뿌리가 내릴 때까지는 물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꾸준히 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관건은 토양인데,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흙은 대부분이 산성이므로 시골 밭에서 붉은색의 흙을 준비하거나 그렇지 않은 거름이 많은 흙은 산성토양으로 만들어 주면 되겠다. 일반적으로 가장 쉽게 산성토양을 만드는 법은 소나무 잎을 이용하는 것이다. 주위에 소나무가 있다면, 떨어진 소나무 잎을 모아서 화분 위에 덮어 주면 어느 정도 산성토양에 도움이 된다.

 

최근 몇 년간 정금나무에 관한 언론 기사도 몇 개 보인다. 아마도 우리 산에서 난 산 과일이 효능도 좋고 정원수, 잼 등으로도 이용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갑자기 이 나무를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말에는 종로 5가 나무 시장, 꽃시장에 한번 들러봐야겠다.

 

*추가: 종로 5가 나무 시장에는 정금나무가 없었다. 인터넷 등으로 사는 방법을 찾아보아야겠다.

 

노래를 통해 정금나무를 생각했냐는 가족들의 핀잔이 그리 싫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나의 추억이 아이들의 추억이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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