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팥죽 만들기, 끓이는 법

어릴 때부터 팥죽을 좋아했다. 달달한 것이 흔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 그나마 단맛을 느낄 수 있었기에 팥죽은 어린 시절 자주 먹지 못했던 과자나 사탕의 대용의 기억이 떠오른다.

 

농사가 주업이었던 부모님은 언제나 창고에 팥은 넉넉히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어릴 때, 특히 여름철에는 팥칼국수를 라면처럼 직접 해 먹었었다. 이 기억 때문인지는 몰라도, 가끔 점심으로 회사 근처에 있어 파는 팔칼국수를 즐겨 먹기도 한다.

 

올해도 여김 없이 동짓날이 왔다.

 

어릴 팥죽을 만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기에, 나는 이날이 오면 동지팥죽을 직접 해서 가족들에게 해 준다. 생각해 보면, 배고팠을 때 먹었던 그때 그 시절의 팥죽맛은 나지 않지만, 그대로 아이들과 새알을 만들면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것에 참여하게 할 수 있게 해서 좋고, 슬라임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찹쌀가루 반죽으로 만들고 싶은 모양을 빗을 수 있기에, 동짓날에 만드는 팥죽은 놀이의 하나이기도 하기 때문에 좋다.

 

아무튼 올해도 팥죽을 이른 시간에 만들었다. 막내는 오늘부터 방학이란다. 그래서 집에 빨리 온 까닭 때문이다.

 

나는 정해진 용량에 따른 레시피를 따르지 않는다. 그냥 감으로, 느낌으로 팥죽을 쑤는데,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떡집에서 찹쌀가루 1 봉지를 산다. 동짓날에는 팥도 떡집에서 팔기 때문에 한 봉지를 산다.

2. 팥을 깨끗이  씻어서 큰 그릇 안에 물을 넣고 1시간 정도 불린다.

3. 찹쌀가루에 적당하게 물을 넣어가며 반죽을 한다.

4. 찹쌀 반죽으로 아이들과 즐겁게 새알을 만든다.

 

 

5. 큰 냄비에 팥과 소금을 조금 넣고 익을 때까지 끓인다.

6. 다 익은 팥을 믹서로 간다. 팥의 식감을 느끼고 싶다면 조금 갈고, 아니면 많이 간다.

7. 냄비에 간 팥과 물을 충분히 넣고 뚜껑을 닫고  끓이기 시작한다.

8. 5분 정도 끓이면, 뚜껑을 열고 팥을 섞은 물을 계속 끓이면서 국자로 눌지 않게 잘 저어준다.

    (뚜껑을 닫은 채로 계속 끓이거나 국자로 잘 젓지 않으면, 금방 넘치는 조심 해야 한다.)

9. 충분히 물이 끓으면, 만든 새알을 넣고 새알이 조금씩 뜰 때까지 끓인다.

10. 새알이 다 익었으면, 불을 끄고 먹을 만큼 덜어 먹는다. (취향에 따라 설탕 등으로 맛을 낸다.)

 

 

올해는 애기동지 또는 애동지라서 팥죽을 먹지 않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동지는 동지다. 재래시장에 가 보니, 많은 곳에서 동지팥죽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 팥죽뿐만 아니라 팥떡인 시루떡도 많이 보인다. 집에 시루떡도 사가지고 왔다.

 

 

오늘은 팥잔치다. 동지낫을 기념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