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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 시 - 강남곡

by -일상체온- 2020.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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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곡(江南曲)

 

- 허난설헌(許蘭雪軒)

 

江南風日好 강남의 바람과 햇빛이 좋아서

綺羅金翠翹 비단옷 입고, 금비녀 꽂고

相將採菱去 서로 모여 하얀 마름 꽃 따러 가니

齊盪木蘭橈 단정하게 모란꽃 노를 씻는다.

 

 

人言江南樂 남들은 강남이 좋다고 말하지만,

我見江南愁 내가 보기엔 강남이 시름겹다.

年年沙浦口 해마다 모래 나루에

斷腸望歸舟 돌아오는 배를 바라보니 애가 탄다.

 

湖裏月初明 호수 안에 초승달이 밝으니

采蓮中夜歸 연꽃을 캐어 한밤중에 돌아오니

輕橈莫近岸 가벼이 노를 저어 언덕에 가까이 가지 못함은

恐驚鴛鴦飛 원앙이 놀라서 날아갈까 두려워서네.

 

生長江南村 강남 마을에서 나서 자랐기에

少男無別離 어린 소년은 이별이 없었네.

那知年十五 어찌 알겠는가, 나이 열다섯에

嫁與弄嘲兒 희롱하고 조롱하던 아이에게 시집갈 줄을.

 

紅藕作裙衩 붉은 연뿌리로 치마와 저고리 짓고

白蘋爲雜佩 흰 마름꽃으로 장신구 만들고

停舟下渚邊 나룻배 멈추고 물가에 내려

共待寒潮退 차가운 밀물이 물러가기를 함께 기다리네.

 

*허난설헌: <홍길동전>을 쓴 조선 중기의 허균의 누나이며, 본명은 초희다. 허균이 허난설헌 사후, 그가 쓴 시를 모아 <난설헌집>을 간행한 후, 그가 쓴 시는 중국, 일본에까지 알려져 극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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